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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간병인을 만나다.

test1234124 2025. 4. 3. 09:03

병실에서 아버지를 돌보며 간병생활을 하던 나는 1개월 쯤 되었을 무렵 많이 지쳐있었다. 병원 생활은 녹록치 않았고, 간병인이 왜 있는지 알 것 같았다. 회사에서 배려를 해줘서 1개월은 무급휴가식으로 간병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간병인을 구해야 할지 어떨지 말이다.

 

간병인을 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간병인 센터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디 병원에 몇 호실에 누구인데 간병인을 써야 할 것 같다. 라고 말하면 몇 날 몇일에 간병인을 보내줄테니 잘 만나 보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면 다행이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있었는데, 간병인을 부르는데 사용되는 비용이었다.

 

간병비는 병원 생활을 할 때, 지대한 영향을 차지한다. 누군가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꼭 알았으면 좋겠는데, 그들은 주휴수당을 받아낸다. 일주일에 1일 쉬면서 유급휴가개념으로 비용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 때 당시에 하루 일급이 10만원이었는데, 1주일을 일하면 70만원이 들어갔다.

 

거기다가 좋은 간병인을 만날 확률은 드물었다. 간병인들은 마주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조선족이 정말 많다.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하여튼 많다. 이들 전부가 나쁜 사람이고 그런 문제는 아닌데, 일단 대화가 원할하지 않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중국말이 모국어이기 때문에 한국말은 외국어이다. 대화가 잘 이어지는가 싶다가도 어느순간 답답할 때가 많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어휘력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소통에 문제를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나는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있었을 때, 만났던 간병인이 인상깊었는데, 물론 조선족이었지만 그 분은 정말 친절하신 분이었고, 말도 원할하게 잘 통하는 분이었다. 아주머니셨는데, 이모같은 인상을 느끼게 해주시기도 했다. 중환자실에서 다른 환자를 보고 계셨는데, 아버지를 간병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측은한 마음을 품으셨다고 하셨다. 그 분은 한달정도 뒤에 환자를 새로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우리 아버지를 받아달라고 했다.

 

그 때 상황을 봐야 알 것 같다고 했지만, 그 분은 우리 아버지를 받아주셨다. 나는 간병생활에서 어느정도 발을 떼게 되었다. 간병인을 고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나만의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이제 시간을 쪼개가며 택시를 타고 집에 빨래하러 가는 일도 없어졌다.

 

간병인은 나에게 주휴수당을 요구했는데, 이건 관례처럼 적용되는 것이어서 뺄 수 없었다. 나는 1주일에 70만원씩 현금으로 주기로 했다. 그들은 현금으로 주급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게 세금문제를 피해가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단 2주에 한 번 집에 가는 것으로 합의를 봤기 때문에 나는 2주에 한 번씩 병원에서 간병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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